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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창 법칙

"빨간 불일 때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을 막을 수 없다면, 살인이나 강도 사건도 막을 수 없다.” 1994년 뉴욕 시 장으로 취임한 루돌프 줄리아니의 말입니다.
당시 뉴욕은 세계 최고의 경제 문화도시라는 말이 무색하게 미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심각한 우범지역이었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가 가장 먼저 손댄 것은 살인이나 마약, 강도와 같은 강력범죄가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경범죄었습니다. 남의 차 유리를 몰래 부수거나, 벽에 낙서하는 사람, 신호를 무시하거나 전철에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을 대대적으로 잡아들였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강력범죄는 앞으로 더욱더 엄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의 전략은 많은 사람의 비웃음을 샀지만,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연간 2,200건에 달하던 살인사건이 1,000건 이상 감소했던 것입니다.
줄리아니 시장의 사례는 범죄학 이론 중 ‘깨진 유리창 법칙’을 적용해서 성공시킨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것은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해 두면 동네 아이들과 행인들이 돌을 던져 남은 유리창까지 모조리 깨고 유리창이 없어지면 절도범이나 강도가 들어올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론입니다. 깨진 유리창이라는 조그만 틈새가 통제 불능의 무법천지를 만들고 만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영적 상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무심히 넘긴 작은 틈이 통제 불능의 상황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여호수아서를 보면 가나안 정복에 지친 이스라엘 백성들이 서둘러 전쟁을 마무리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이스라엘 자손의 땅 안에는 아낙 사람이 하나도 남음이 없고 가사와 가드와 아스돗에만 약간 남았었더라”(수 11:22, 개역한글)
전체적으로는 다 정복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약간’ 입니다. 가사는 삼손이 눈을 뽑힌 곳입니다. 가드에서는 골리앗이 나옵니다. 아스돗은 빼앗긴 언약궤가 머물렀던 치욕의 장소입니다. 그 ‘약간’이 이스라엘을 두고 두고 괴롭히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만 것입니다. 긴장을 늦추지 마십시오. 철저하게 살펴서 빈틈을 남기지 마십시오. 영적인 통찰력을 가지고 언제나 주의하고 깨어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20210124